최근 AI, 양자컴퓨터, 드론 등 주식 시장이 뜨겁습니다.
어제의 고점이 오늘의 저점이 된다는 말이 돌 정도로 말입니다.
반면 코스피 최고 기업 삼성전자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현재 330조로 과거 500조를 넘었을 때에 비해 170조 이상이 증발한 상황입니다.
대내외적으로도 삼성전자의 위기에 대한 기사를 앞다투어 내고 있습니다.
굴지의 글로벌 1위였던 삼성전자가 왜 이렇게 됐는지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1.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서의 난항

삼성전자는 반도체 미세공정 개발에서 TSMC에게 완전히 밀렸습니다. 미세공정이란 반도체 칩의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여 전력 소모를 낮추고 성능을 높이는 핵심 기술입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3nm 공정을 도입했으나, 초기 수율(생산된 제품 중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제품의 비율) 문제로 시장에서 신뢰를 잃는 상황을 겪었습니다.
3nm 공정은 GAA(Gate-All-Around)라는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를 도입하여 FinFET 대비 전력 효율과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공정 초기 단계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지 못했고, 이는 생산 비용 상승과 고객 이탈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TSMC는 기존 FinFET 기술을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면서 고객들에게 높은 신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퀄컴(Qualcomm), 엔비디아(NVIDIA), AMD와 같은 주요 고객사들은 삼성의 3nm 공정 대신 TSMC의 5nm, 4nm 공정을 선호했습니다. 예컨대,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RTX 40 시리즈는 TSMC의 4nm 공정을 사용하며, 이는 TSMC의 공정 기술과 안정성이 고객사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현재 약 10%로 TSMC(60% 이상)에 크게 뒤처졌습니다. 기술 개발 속도가 지연되고 고객사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차세대 공정(2nm, 1.4nm)에서도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익성 악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DRAM, NAND 플래시)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었습니다. 이는 시장의 공급 과잉, 수요 둔화, 기술적 혁신의 속도 저하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합니다.
- DRAM 기술의 진화 둔화: 1α(알파)와 1β(베타) 공정 기술은 이전 세대보다 높은 집적도와 전력 효율을 제공해야 하지만, 개발 속도가 기대보다 늦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어려움을 초래합니다.
- NAND 플래시의 고도화 난항: 200단 이상의 3D NAND 기술 개발이 경쟁사 대비 뒤처지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기술적인 진보를 이루는 동안, 삼성은 새로운 구조(예: CXL 메모리)와 같은 차세대 기술 도입에서 상대적으로 느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NAND 플래시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 YMTC가 128단 3D NAND를 기반으로 저가 제품을 출시하며 중저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점유율 하락과 함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니, 20년 전 삼성의 치킨게임을 떠오르게 하는 판국입니다.
3.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경쟁력 부족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에서도 크게 뒤처져 있습니다. 파운드리 사업은 첨단 공정 기술뿐 아니라 고객사와의 신뢰, 생산 안정성, 생태계 구축 등 복합적인 역량을 요구합니다.
- 생산 수율 문제: 삼성은 5nm, 4nm 공정에서도 초기 수율 문제를 겪었으며, 이는 고객사들에게 불안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애플과 같은 대형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삼성 파운드리의 기술적 한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 첨단 패키징 기술 부족: TSMC는 고급 패키징 기술(예: CoWoS, InFO)을 통해 고객사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은 이러한 패키징 기술에서 경쟁사 대비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AI 및 HPC 시장 대응 부족: NVIDIA와 같은 기업들은 고성능 AI 반도체를 위한 최적화된 공정을 요구하지만, 삼성은 아직 이 시장에서 뚜렷한 기술적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퀄컴(Qualcomm)도 이전 세대 스냅드래곤 칩셋 일부를 삼성에 위탁 생산했지만, 생산 수율과 전력 효율 문제로 인해 최신 스냅드래곤 칩셋은 대부분 TSMC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삼성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으며, 신규 고객 확보에도 어려움을 초래했습니다.
삼성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며, TSMC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기술적 우위 확보와 동시에 기존 고객들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결론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현재 미세공정 기술 개발 지연, 메모리 반도체 시장 침체, 파운드리 경쟁력 부족이라는 세 가지 주요 기술적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속도 향상, 첨단 패키징 기술 강화, AI 및 HPC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같은 전략적 조치가 필요합니다.